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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Seok Young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김석영의 화면은 그 일상적 세계의 대상을 표현하기 위하여 붓고 뿌리고 긋는 몸의 gesture가 보이는 듯, 일종의 가쁜 숨을 쉬고 맥박이 뛰는 듯 한 소리가 들리는 현장 같기도 하다.

작가는 곡신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시작한다. 곡신이란 주제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곡신불사”(谷神不死)에서 따온 것인데 이는 “골짜기정신은 죽지 않는다.”로 풀이되며 이 골짜기정신은 곧 자연과 생명을 잉태하고 순환시키는 자연스러운 치유의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작가의 작품에서 말이나 연못, 또는 꽃의 형상으로 나타나며 형식적으로는 회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내용적으로는 나와 세계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물론 메시지는 곡신(谷神)의 생명의 기운과 치유와 희망 등을 담보로 한다.

그것은 제작기법에도 그대로 나타나 예기치 못한 원색들의 섞임이 묘한 긴장을 만들어 내거나 빠른 붓질로 형태의 경계를 무너뜨릴 때, 혹은 흘러내리거나 붓에서 떨어진 물감들이 빚어내는 활력과 공간감들은 경험적 인식의 기반을 넘어서는 낯설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한다. 무엇인가 요동치고 술렁거리고, 무언가는 급한 속도로 내달리고, 또 다른 무언가는 들썩거리며 꿈틀댄다. 색채의 난장이 화면 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첫 인상은 숨길 수가 없다. 격동의 시간이 지나자 화면이 곧 잠잠해지며 섬섬하게 그려진 실체들이 망막에 포착된다. 분명 거기에는 화사한 꽃이, 다소 튀는 색깔들로 생경하게 재해석했음에도 거리낌 없이 내달리는 말이 경쾌하게 자리한다. 까닭에 사건의 전후를 고려하자면 그가 그려낸, 아니 체현한 형상은 일순간에 낚아챈 듯하고 임의적 묘사의 성격도 강하지만, 동시에 역설적으로 대상 본래의 형태에 심히 빚진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섬세하게 묘사된 듯한 표현력도 엿보이지만, 이는 작가와 대상 간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통해 물질을 정신으로 갱신할 수 있는 존재를 구현하고자 한 것으로 여겨진다.

작가는 자신의 스타일을 통해 생명의 기운, 치유와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우선은 자신에게로 향하는 그림이고 나아가서는 보는 이들에게도 그러한 기운, 혼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그림은 다분히 주술적이다. 추억과 애도, 치유와 희망, 그리고 에너지와 영성으로 가득한 그의 그림은 미술이 여전히 사람의 삶과 마음에 개입하고 영혼에 관여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시켜준다.

- 작품 문의 : 051-75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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