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MARE
'봄의 왈츠 展'
박영미,유니아
부산 해운대구 센텀동로 26 파라다이스호텔 신관B1 갤러리마레
2026.5.1 - 5.30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감각’과 ‘행복’을 탐구하는 두 작가, 박영미와 유니아는 각자의 회화를 통해 오늘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이들의 작업은 일상과 내면, 그리고 감각의 층위를 교차시키며, 우리가 당연하게 지나쳐온 순간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박영미 작가는 ‘깜장봉다리’라는 검은 고양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작지만 분명한 행복의 순간들을 시각화한다. 경상도 사투리에서 유래한 이 이름은 익숙하고 평범한 존재에서 출발하지만, 작품 속에서 ‘봉다리군’은 사유하는 주체로 확장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는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행복이라 부를 것인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진다.
이번 작업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실내와 자연이 경계 없이 이어지는 장면이다. 거실의 소파와 책장, 테이블 위 사물들이 만들어내는 익숙한 생활의 풍경은, 그 너머로 펼쳐진 울창한 숲과 맞닿으며 현실과 상상이 부드럽게 교차한다. 아치형 창을 통해 스며드는 짙은 녹색의 식물들은 공간을 하나의 유기적인 세계로 확장시키고, 자연과 일상이 분리되지 않은 감각을 형성한다. 소파 위에서 책을 읽는 봉다리군과 주변을 자유롭게 오가는 동물들은 긴장감 없는 평온한 시간을 암시하며,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순간 자체가 곧 행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유니아의 회화는 보다 내면적인 차원에서 감각과 기억의 구조를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서로 다른 감각의 층위들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교차하며, 기억과 감정, 시각적 경험이 복합적으로 직조되는 회화적 장을 형성한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화면은 일상의 풍경과 내면의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하나의 ‘감각적 세계’를 구축한다.
패턴과 색면의 리듬으로 분절되었다가 다시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화면 구성은 고정된 시점을 거부하고, 단편적인 기억과 정서의 잔상들을 병치한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특정한 서사를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하며 작품과 관계 맺게 된다.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색채, 그리고 장식적 요소들은 단순한 미적 장치를 넘어 심리적 밀도를 형성하며, 화면 속 자연의 이미지들은 상징적 기호로 작동해 내면과 외부 세계 사이의 경계를 드러낸다.
두 작가의 작업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하나의 지점에서 만난다. 박영미가 일상의 구체적인 장면 속에서 ‘행복의 정의’를 다시 묻는다면, 유니아는 감각과 기억의 흐름 속에서 ‘경험의 의미’를 재구성한다. 하나는 서사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른 하나는 감각적이고 추상적인 구조로 다가오지만, 두 작업 모두 관람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다시 감각하도록 유도한다.
결국 이들의 회화는 완결된 이야기를 제시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경험을 환기시키는 장치로 작동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지금, 나에게 행복이라 부를 수 있는 순간은 무엇인가.









